성과연봉제 시작한 첫해에 회사는 세종노조를 포함한 대부분 메이드의 연봉을 동결시키고 나만 보란듯이 9% 삭감시켰다.
세종노조에 남아 23년차를 채우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를 남긴 셈이다

그렇게 되고나서야 해고된 김상진 전위원장님과
50% 연봉삭감된 한인선계장님의 외로움이 내게도 느껴졌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모를 억울함과 외로움이!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회사는 이런저런 연봉삭감의 이유를 만들어 낼 것을 알면서도 일이라는 것이 대충대충 되지 않았다.

최종점검보다 채점에 집중하는 인스펙터가 냉장고위에 손을 넣어 뒤쪽 먼지를 지적하면 그날 들어간 14객실의 냉장고를 다 끌어내어 먼지를 닦게 되었다.
인스펙터가 침대옆 나이트테이블 뒤쪽에서 휴지를 찾아내면 14객실의 나이트테이블을 다 끌어당겨 획인하게 되었다.
한번 지적받게 되면 사람이 그리 되었다
그럴수록 병이 깊어져 가는 줄은 스스로도 몰랐다.

이틀밤을 눕지도 못하는 고통으로 꼴딱세고
왼팔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아 물건을 쥘 수 없을 정도의 무력감과 등과 어깨의 숨을 쉴 수없는 통증에
뭔가 사단이 났다는 걸 직감했다.

메이드가 된 그해부터 시작된 목디스크가 계속 문제였다.
며칠 조퇴하여 물리치료를 받아봤았더니
팀장은 조퇴대신 야간진료하는 병원을 찾아보라했다.
통증이 심할때마다 1회에 7만원이 넘는 고가의 근육재생주사를 맞다가 조금 덜해지자
뼈를 교정한다는 추나요법 20회도 받아봤다.

의료연대 오시는 오춘상선생님께서 교정과 약침을 놔주셔서 많이 버텼지만
올봄 다시 시작된 통증에 재생주사를 8회까지 맞고 정형의사가 권한데로 재활트레이너에게 PT까지 받았으나 한번 망가지기 시작한 디스크는 회복하질 못했다.

MRA촬영결과는 디스크가 이미 뼈사이를 빠져나가 
그동안의 통증의 원인을 말해주고 있었다.

다행히 수술경과는 좋아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다고하나 룸메이드의 노동은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앞으로 남은 생애 범퍼카와 롤러코스터는 더이상 탈 수 없으며 세종호텔 룸메이드로 계속 일할 수 있을지 자신도
아직 모른다
하지만 내가 경위서 쓸때마다 팥밥.잡채.김밥을 새벽부터 만들어와 먹으라, 힘내라 말해주시는 우리 김인희언니가 행복하게 은퇴하실 2년만 더 버티고 싶다.

세종노조에 남아있는 것만으로 
길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동지대접을 받는 게 내겐 많이 어색하고 황송하다.
그렇지만 예전 조합원 총회때 교육 받았던 내용처럼
마라톤 선수의 신발속 붎편한 모래알 하나가 되기로했다

회사가 멀티플레이어라는 근사한 말로 여기저기로 룸메이드들을 또다시 재배치 하고 있어 
언제 세종호텔에서의 여섯번째 유니폼을 입게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나를 지켜주고 이뻐라해주시는 메이드언니들과
함께 끝까지 가 볼 생각이다.
인생 머 있어?


THE END



이미지: 사람 2명, 웃고 있음, 안경, 셀카, 근접 촬영

이미지: 사람 1명, 웃고 있음, 서 있음, 나무, 실외, 자연

이미지: 사람 3명, 웃고 있음, 나무, 실외

이미지: 사람 3명, 웃고 있음, 사람들이 앉아 있는 중, 테이블, 실내

이미지: 사람 3명, 웃고 있음

이미지: 사람 1명, 실외

이미지: 사람 2명, 모자, 근접 촬영, 실외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사람들이 서 있음, 사람들이 걷는 중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근접 촬영

이미지: 사람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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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공투본

노동자의 보람과 삶과 존엄을 짓밟는 #주명건 회장의 세종호텔에서 벌어지는 #노동탄압- 함께 맞서 이겨내기 위해 2016년 6월 9일부터 ‘해고·강제전보 철회! 노동탄압·비정규직 없는 #세종호텔 만들기 공동투쟁본부’가 세종노조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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