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종호텔입니다! = 타결된 장기 투쟁사업장과 시민사회단체 세종호텔 노동탄압 해결 촉구 기자회견 =
이명박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집권한 9년,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쫓아내는 악랄한 사장들이 활개 쳤다. 정당하고 공정해야 할 권력은 자본의 뒷배가 됐고, 정의를 수호해야 할 법원은 기업을 수호했다. KTX승무원, 쌍용자동차, 파인텍, 콜텍 해고노동자들은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싸웠고, 마침내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리 사회는 ‘순리’를 되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다.
지금 세종호텔은 거대한 순리를 거스르고 있다. 9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설득해온 노동조합의 투쟁에 사측은 외면과 탄압으로 일관했다. 사리사욕으로 점철된 추악한 비리의 민낯이 드러났음에도 세종호텔의 실질적인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세종호텔과 세종대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참회와 반성의 기미가 없는 사측을 심판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해 사필귀정을 이루고자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호텔 앞에 농성장을 꾸린 지 오늘로 어느덧 23일차에 접어들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일하기 좋은 호텔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다는 이유로, 회사의 표적이 되어 길거리로 쫓겨난 지 1151일이 되었다.
우리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세종호텔 노동조합의 농성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각계각층의 강력한 연대를 더욱 역동적으로 확산시킬 것을 선언한다.
10년이 넘는 탄압과 갈등 끝에 승리를 일군 투쟁의 주인공 노동조합과 지역 사회, 시민 단체, 노동·진보운동 단체, 정당, 종교계, 법조계, 언론계 등 전 방위에서 목소리를 모아 세종호텔 사측의 올바른 판단과 신속한 실행을 촉구한다.
우리는 사측이 내일 진행하는 노사 면담에 성실히 임할 것을 당부한다. 특히 지난 면담에서 다시금 확인한 세종호텔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을 빠뜨림 없이 수용하여 노동자를 탄압하는 악덕 사업체라는 오명을 깨끗이 씻어낼 것을 요구한다.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노동자가 일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류 호텔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세종호텔 사측의 태도를 예의주시하며 세종호텔 노종조합의 끝장 투쟁에 마지막까지 함께할 것이다.
끝으로 노동조합의 필수 요구사항을 사측이 똑똑히 알아들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전달한다.
하나, 부당 전보 거부를 이유로 해고한 노동자를 원직 복직하라. 하나, 부당 전보한 노동자를 적정 업무로 전보하라. 하나, 명백한 민주노조 탄압인 성과연봉제에 의한 임금 손실을 보전하라.
2019년 6월 13일
타결된 장기 투쟁사업장과 제 시민사회단체 세종호텔 노동탄압 해결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보도 자료>
“이제는 세종호텔입니다!”
= 호텔리어가 길거리에서 보낸 시간 1150일 =
KTX승무원, 쌍용차, 파인텍, 콜텍, 시민사회단체 연대 기자회견
○ 발신: 해고·강제전보 철회! 노동탄압·비정규직 없는 세종호텔 만들기 공동투쟁본부
○ 수신: 제 사회부
○ 일시: 2019년 6월 13일 12시
○ 장소: 명동 세종호텔앞
○ 문의: 김상진 세종호텔 해고자 (010-7226-5934)
1. 언론의 자유와 독립,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기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2. 오늘은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세종호텔에서 해고된 지 1150일이 되는 날입니다. 2015년 1월 세종호텔은 일하기 좋은 호텔을 만들겠다고 싸웠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투쟁했다는 이유로, 노조위원장직을 마친 김상진 전 위원장을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부당한 인사발령을 거부하자, 책상을 빼앗고, 책상에 짐을 잔뜩 쌓아놓고 사용하지 못하게 하더니, 사무실 자물쇠를 바꿔버려 더 이상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사원증이 먹통이 되게 했습니다. 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지 못하게 하더니 마침내 해고를 했습니다.
3. 세종호텔은 2011년 초 임신 중인 세종호텔노조 간부의 강제전보를 시작으로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자마자 친 사측 노동조합 설립을 개입, 지원해 민주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했습니다. 회사는 민주노조와 맺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단체협약을 폐지하고, 매년 10-30%까지 임금을 회사 멋대로 삭감할 수 있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조합원들을 찍어서 괴롭히고, 부당하게 전보발령을 내며 탄압했습니다.
4. 계약해지, 강제전보, 임금삭감, 징계, 해고 등 세종호텔의 갑질과 탄압의 주범은 주명건 회장입니다.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을 주도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은 주명건 회장의 사돈입니다. 주명건 회장은 사돈의 뒷배의 힘이 작용했는지 무소불위의 탄압을 일삼았습니다. 하지만 민주노조 조합원들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5월22일부 해고자 복직과 부당전보 원상회복을 촉구하며 세종호텔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습니다.
5. KTX승무원, 쌍용자동차, 파인텍, 콜텍 등 10년을 넘게 싸운 노동자들이 시민사회의 연대로 해고자 복직 등 노사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세종호텔 차례입니다. 주명건 회장은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김상진 전 노조위원장을 복직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KTX승무원, 쌍용자동차 해고자들도 모두 대법원 판결이 있지만 복직에 합의했습니다. 사법농단으로 만신창이가 된 대법원 판결이 뭣이 중하단 말입니까?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 주물렀던 양승태 대법원의 판결을 어느 국민이 신뢰하고 있습니까?
6. KTX승무원, 쌍용자동차, 파인텍, 콜텍 등 최근 노사합의를 이룬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농성 23일차를 맞이하고 있는 세종호텔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 엄호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기자회견을 합니다. 기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2011년 1월 임신한 여성 조합원에 대한 강제전보로 촉발된 세종호텔노조의 투쟁이 올해로 9년째다. 9년, 일수로 무려 3,000여일, 강산이 바뀔 만큼의 시간동안 세종호텔노조는 호텔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촛불로 부패한 정권을 바꿔 낸 위대한 민중, 이제 광장의 혁명은 일터의 혁명이 되어야한다. 지난 2년간 문재인 정권의 행보는 희망이 고문으로 기대가 배신으로 돌아왔음을 확인해 주었고, 이에 스스로 되찾기 위해 세종호텔노조는 그 9년의 투쟁에 종지부를 찍고자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세종호텔이 어떤 곳인가? 비정규직 확대 저지와 호텔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활동해 온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2011년 조합활동에 열성적인 조합원들에 대한 강제 전보를 시작으로 그해 7월 친사측 복수노조 설립을 개입·지원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해 온 곳이 바로 세종호텔이다. 교섭권을 찬탈한 친사측 노조는 회사의 뜻대로 움직이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보장한 단체협약을 폐지했고, 매년 10~30퍼센트의 임금이 삭감되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했다. 세종호텔 앞에 붙은 수식어, ‘노동탄압백화점!’ 그에 걸맞게 세종호텔은 현재 정규직을 강제 퇴출하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세종호텔노조의 끝장 투쟁은 비단 세종호텔노조만의 과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완전 철폐와 온전한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의 과제이며 민주노총과 함께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기본 임무이다. 이에 세종호텔노조 9년의 투쟁의 종지부를 찍는 가열찬 투쟁에 세종호텔공동투쟁본부 역시 이전과 다른 비상한 각오와 결의로 끝장 투쟁에 함께 할 것으로 선포한다.
세종호텔의 각종 탄압의 가장 큰 희생양 김상진!, 그가 현장의 돌아오는 것이 세종호텔 정상화와 적폐 청산 과제 1호이며, 정의이다. 해고자 복직 문제를 우선으로 세종호텔노조의 요구가 관철되는 그날까지 공동투쟁본부는 하루하루 더 큰 힘을 보태며 싸워 나갈 것을 결의한다.
덧붙여 촛불의 명령을 외면하는 문재인 정권과 노동부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은 가장 탄압받는 노동자의 권리를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더 이상 외면과 관망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해 제 역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세종호텔공동투쟁본부는 2019년 6월 4일(화) 오전 11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3. 세종호텔노동조합은 강제전보 철회, 일방적인 임금삭감분 보전, 무엇보다 노조활동으로 해고된 전) 세종호텔노조 위원장 김상진에 대한 복직을 요구하며 벌써 9년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장기 투쟁 사례로 선정한 곳 중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유일한 투쟁 사업장이 바로 세종호텔입니다.
4. 서비스연맹과 세종호텔노조는 ‘9년 투쟁 종식, 세종호텔노조 투쟁 승리를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지난 5월 22일 투쟁선포 기자회견과 함께 세종호텔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5. 이에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세종호텔공동투쟁본부는 세종호텔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9년의 투쟁에 종지부를 찍고 해고자가 현장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아 총력투쟁을 나설 것을 선포합니다. 또한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정부가, 노-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노동부가 제 역할을 다할 것으로 강력히 촉구합니다.
6. 노동존중의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도록 기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세종호텔에서 해고된 지 1150일째. 시민사회가 세종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세종호텔은 2011년 초 임신 중인 세종호텔노조 간부의 강제전보를 시작으로 친사측 성향 복수노조 설립에 개입, 민주노조(세종호텔노조) 교섭권 박탈, 민주노조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단체협약 폐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노조탄압에 나섰다.
또한 사측은 2015년 1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민주노조 활동을 주도한 김상진 전 위원장을 상대로 강제 전보, 임금 삭감, 사무실 출입 제한, 직원 식당 이용 금지 등 조처를 했다. 이후 세종호텔은 2016년 4월 김 전 위원장을 해고하기에 이른다. 현재 김 전 위원장은 1150일째 길거리에서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세종호텔은 양승태 사법농단 사업장이기도 하다. 양승태 사법농단을 주도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은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다. 노조는 주명건 회장이 사돈 관계를 이용해 노동 탄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지난해 9월 부당전보가 아니라는 대법원판결도 있었기에 복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재판거래 사업장인 KTX승무원, 쌍용자동차, 파인텍, 콜텍 노동자들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해 노조의 투쟁을 지지했다.
노조는 장기 투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지난 5월 22일부터 세종호텔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이제는 세종호텔입니다!"
쌍용자동차, 파인텍, 콜텍 등 장기 투쟁 끝에 노사합의를 이루고 일터로 돌아간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해고와 부당전보로 9년 넘게 고통받고 있는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끝장 투쟁'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세종호텔 측의 강제전보에 맞서다 2016년 4월 19일 자로 해고된 호텔리어 김상진 씨는 1151일째 투쟁하고 있다. 김 씨는 해고자 복직과 부당 전보 원상회복을 촉구하며 23일째 세종호텔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황금빛 건물' 세종호텔 앞 조그마한 천막에는 조금도 그늘이 드리우지 않았다.
13일 세종호텔 공동투쟁본부 주관으로, '타결된 장기투쟁사업장·시민사회 기자회견'이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개최됐다. 세종호텔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열리는 노사면담에 사측이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부당 전보 거부를 이용한 해고 노동자 원직복직 ▲부당전보한 노동자 적정업무로 전보 ▲성과연봉제에 의한 임금 손실 보전 등을 요구했다.
세종호텔노조는 "사측은 2011년 초 임신 중인 세종호텔노조 간부의 강제전보를 시작으로, 그해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자마자 친 사측 노조 설립을 지원해 민주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했다"며 "사측은 우리와 맺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단체협약을 폐지하고, 매년 10~30%까지 임금을 회사 멋대로 삭감할 수 있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조합원들을 찍어서 괴롭히고, 부당전보발령을 내며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또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을 주도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은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라고 짚으며 "주 회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김상진 전 위원장을 복직시킬 수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KTX 승무원, 쌍용자동차 해고자들도 모두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복직에 합의했다"고 따져 물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세종호텔 측에 "당장 노동자 탄압 중단하고 노동자하고 이마를 맞대고 의논해라"면서, "그러지 않으면 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땅의 양심과 비양심의 싸움이 바로 세종호텔 앞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날 집회엔 기나긴 투쟁 끝에 복직한 노동자들도 참석해 세종호텔 노조의 투쟁을 응원했다.
13년 투쟁 끝에 지난해 7월 복직한 KTX 해고승무원 김승하 씨는 "KTX 해고승무원들이 13년 투쟁의 결과로써 승리한 기운을 전달해드리고자 왔다"며 "이제 더이상 노동자 탄압, 노조 탄압을 해서는 대한민국 안에서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시간을 끌수록 본인만 손해라는 사실을 자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노동자)들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 끝까지 투쟁한다"며 "승리의 그날이 꼭 오는 것을 보고 이것을 끝낼 결의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13년 투쟁 끝에 지난 4월 노사합의를 이룬 민주노총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김경봉 조합원도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인권·의료 단체 관계자들은 세종호텔 노조의 투쟁에 연대의 마음을 모았다.
오춘상 한의사(길벗한의사모임, 청년한의사회 소속)는 자신이 4년째 세종호텔 노조와 연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상진 전 위원장과 조합원들의 아픔을 어떤 식으로든 치료를 해주기 위해서"라며, "세종호텔이 노동자들에게 취하고 있는 반노동적이고 반건강적인 행태를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건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세화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소속)는 "세종호텔은 지난 몇 년간 연봉제를 점차 확대하는 한편, 연봉제 시행을 앞두고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전환 배치도 수차례 실시했다"며 "오랫동안 전문성과 숙련도를 가진 업무에서 낯선 업무로 배치됐다. 김상진 조합원은 이런 전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해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연봉제를 도입하면 노동자 임금결정이 전적으로 회사 인사평가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연봉제 실시 전후로 낯선 업무로 전보돼 업무상 문제와 갈등이 일어났고, 당해년도의 인사평가가 나쁘게 되는 결과가 초래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연봉을 일순간에 10% 이상 깎기도 했다. 교섭대표 노조 조합원들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4% 이상 차이났다"며 "평가자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회사에 대한 태도, 성향 등을 기준으로 평가됐다"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인사평가를 근거있게 하는 각종 자료도, 세종호텔과 한몸인 관리자가 작성한 진술서이거나 일방적으로 작성을 요구한 경위서"라면서 "회사는 직원 누구에게도 인사평가의 기준과 제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교섭 대표 노조에 견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9년간 투쟁하고 있는 세종호텔노조 박춘자 위원장은 "주 회장은 이명박 정권과 함께 돌아왔다. 쫓겨났던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호텔구조조정을 시작했다"며 "거기 걸림돌이 됐던 세종호텔노조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대상이었다. 거기에 맞서 싸웠던 김상진 동지의 해고엔 그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 회장은 김상진 복직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한다"며 "그가 돌아오면, 민주노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상진 해고 뒤에는 민주노조 파괴, 부당노동행위가 있다. 김상진의 복직에는 그런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원상복귀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세종호텔노조와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세종호텔 앞에서 1인시위를 할 예정이다. 또 오는 29일 오후 2시 세종호텔 앞에서 텐트를 치고 1박 2일 농성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세종호텔 측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부당전보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았고, 김상진 씨가 적법한 전보를 거부해 규정에 따라 해고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후 민중의소리는 세종호텔 측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호텔 측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교육부가 세종대(대양학원) 종합감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9년간 계속된 세종호텔 노사갈등을 종식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해고·강제전보 철회, 노동탄압·비정규직 없는 세종호텔 만들기 공동투쟁본부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철저한 감사로 사학비리를 밝히고 세종호텔 노사갈등을 종식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시작한 세종대 종합감사를 31일 마무리한다. 신구 전 세종대 총장이 교비를 빼돌려 학교법인 소송비용으로 유용한 혐의로 기소되자 세종대교수협의회 등이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조치다. 2016년 3월 이후 대양학원과 세종대 운영 전반을 살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종합감사로 사학비리를 밝히고 주명건 대양학원 이사(전 이사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이사는 2004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을 받아 이사장을 사임했다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세종호텔 회장에 취임하면서 재단에 복귀했다.
공동투쟁본부 관계자는 "주명건 전 이사장 복귀 후인 2011년 세종호텔 노사갈등이 본격화하고 교비 유용 같은 사학비리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며 "세종호텔노조 조합원 해고·부당전보·성과연봉제 도입을 통한 임금삭감 같은 노동탄압 뒤에 주 전 이사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투쟁본부는 세종호텔 노사갈등 해소를 위해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교육부 종합감사를 통해 사학비리를 발본색원하고 세종호텔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청와대에 이 같은 요구를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한편 세종호텔노조는 김상진 전 위원장 복직 등을 요구하며 22일부터 세종호텔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