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부서 헬퍼를 마치고 룸메이드로 되돌아온 8월.
메르스가 휩쓸고 간 자리를 빨리 회복하기 위해
회사는 온라인 최저가 숙박사이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절반도 안되는 당일예약가로 와인서비스는 기본.
무료조식쿠폰과 2시 레이트 체크아웃 특전까지.

메르스가 잡혀가긴 했으나 정부에서 종료발표까지는
더 시간이 걸렸고 최저가사이트 이용객은 내국인이었다.
한국인은 관광목적이 아니라 휴식이었기때문에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호텔 객실안에서 
외출을 잘 하지 않았고 객실마다 사발면냄새가 진동했다
죽어나는 건 룸메이드였다

오전중에는 한두방밖에 청소못하다가
체크아웃이 끝난 2시부터 13~14객실을 청소해야했다
새고객의 체크인이 2시부터 바로 몰려드니
퇴근시간 5시는 의미가 없어졌다
단한번도 연장수당없이!

회사는 사무실 남자직원들도 5방이상 청소와 세팅을 맡겼고 판촉. 프론트, 경리. 총무, 시설등 타부서 직원까지 손가진 사람은 다 올려 베드세팅과 청소기를 돌리게했다.

호텔의 기본세팅은 2인이지만 대부분 2인3인 가족세팅!
메이드는 2~3개의 생수, 목욕가운. 슬리퍼. 추가타월.칫솔등을 안고 날아다닌다
한국문화 특성상 욕실커튼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물바다 된 욕실바닥과 벽을 물기 하나 없이 세팅하려면 욕실전체를 기어다녀야한다.
고객이 가져가버린 슬리퍼, 와인잔, 티스푼등을 채워넣기 위해 또는 바스로브를 가지러 다른 층에 있는 사무실과 비품창고를 메이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도 없이 비상계단을 뛰어다녀야만 한다.
사무실에서 추가로 가져다 드린 선풍기, 와인바구니, 변압기를 체크아웃 후에는 메이드가 양손에 들고 다시 창고로 내려야한다.
많은 한국고객이 아직도 금연객실에서 담배를 펴, 환기시키기위해 판매를 못하면 메이드는 그 못파는 방갯수만큼 다른 층 청소를 해야한다

힘겨운 하루를 하얗게 불태우고 나면 스마트폰 만보기는 28000보~32000보를 찍었고 
입안은 썼고 
퇴근시간 한두시간 넘기는 일은 일상이 되고 
집에 갈 기력조차 없었다.

10명의 촉탁직원을 계약기간에 맞춰 해지해버리고 
충원없이 회사가 버틸때까지 버티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직원들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뿐!

용역회사가 들어왔던 것이다!!!

파업 때 세종노조가 용역화 반대를 외쳤을 때 회사는 안한다고 합의했으나 주차와 룸메이드파트에 용역회사가 들어와 회사의 약속은 휴지조각처럼 날아가버렸다.
나를 포함해 20년차 안팎의 여직원 6명을 룸메이드로 몰아넣은 것도 최종 그림은 용역화였다는 게 현실이 되었다.

그렇게 회사는 우리가 했던 그겨울의 파업을 뻘짓으로 만들어 버렸다.
조합원인 나조차도 허탈할 정도였고
룸메이드들을 실제 리드했던 이기원언니도 황망해하셨고 박춘자위원장님은 분노와 울분으로 눈물 흘리며 술잔만 들이켰다.
파업과 전환배치를 견뎌가며 많은 조합원이 온몸으로 막아냈던 용역화를 회사는 차근차근 준비해왔던거다



이미지: 사람 2명, 실외

이미지: 사람 6명

이미지: 사람 1명, 실내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사람들이 서 있음, 인파, 실내

이미지: 사람 3명, 실내

이미지: 사람 2명, 사람들이 서 있음, 신발, 실외

이미지: 사람 1명, 춤추는 중, 서 있음, 신발, 실내

이미지: 사람 2명

이미지: 사람 1명, 서 있음, 어린이

이미지: 사람 20명, 웃고 있음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사람들이 앉아 있는 중, 실내

이미지: 사람 1명, 웃고 있음, 안경,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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