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번연속 촉탁분들과 층짝이 되었다

회사에선 3개월 계약직만 고용해, 계약을 연장해 쓰고

촉탁이라고 불렀으며 그해엔 10명이나 됐다

정년퇴임 후 일하는 분도 있어 대체로 연령이 높았고

그분들은 정규직전환을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급여가 적었으므로 정직인 내가 15객실 배당받는데 비해 13객실만 배정했다.

세종 룸메이드는 정직, 전환배치된 정직, 촉탁

이렇게 3계급이 있는 셈이었다.

가장 불만인 정직 중 한분은 전환배치된 내게

"같은 일을 하는데도 지희씨랑 나는 월급이 다른데

불공평하다고 생각지 않느냐" 고 대놓고 물었다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언니도 10년정도 일하셨겠으나

전 21년째 근무하니까 당연히 차이가 있어야죠"

정도로만 대답했으나

그녀는 끝까지 자신을 기준으로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을 지급해야한다는 하향평준화를 주장했다

박춘자위원장님은 그분에게

"반대입장으로 20년을 근무해도 같은 일을 하니 신입직원과 같은 임금을 받아 평등해서 만족한다고 과연 말할 수 있는 지?"물어보라 반문했다

타부서에서 20년넘게 근무하다가 전환배치되어 룸메이드가 된 어린(?) 나와 나이는 많으나 근무년수가 적은 기존의 룸메이드와 이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이라 느꼈다

나와 짝이 된 촉탁분들은 연륜이 있으셔서인지 그런 내색없이 다정하게 대해주셨다.

특히 마지막 촉탁짝이었던 분은 땀을 뻘뻘흘리며 늦게 일을 끝마치는 내게 항상 따끈한 녹차를 내미셨다

더운데 뜨거운 차라니...적응이 안되었으나 

나중에는 따끈한 녹차가 피로감을 덜어주고 

정신없는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느아침 밤새 앓아 사색이 되어 출근하신 그분을

락카에서 5층 사무실까지 부축해 올라갔다.

당시 팀장의 룰은 아파서 결근하려면

일단 출근해서 상태를 보여주고 집으로 들어가라 할 정도로 룸메이드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결근을 위해 출근한 나이든 메이드가 너무도 안타까왔는데 그분은 페렴이 심각해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드셨고 입원기간이 길어지자 계약기간을 못채우고 퇴사하셨다.

고된 룸메이드일은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과 디스크등

질병과 사고가 많았다

2015년 6월

메르스가 시작된 그해.

고열때문에 그분도 메르스 검사를 했으나 이상없어

부축했던 나까지 안도할 정도였다.

그러나 메르스 유행당시 호텔경기가 바닥을 치자

회사는 가장 먼저 10명의 촉탁을 계약일자에 맞춰 

순서대로 전원 계약해지해 버리고 말았다.

팀장 앞에서는 할말 못하던 촉탁들이 여자락카에서는

"쓰고 버린다"

"더러운 세종호텔"

이라며 욕을 하거나 유니폼을 패대기치며 한명한명 계약해지당하고 나가는 것을 그 여름내내 아프게 봐야했다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이미지: 사람 5명, 웃고 있음, 사람들이 서 있음

이미지: 사람 4명, 웃고 있음, 사람들이 앉아 있는 중, 테이블, 음식

이미지: 사람 1명

이미지: 사람 4명, 사람들이 서 있음, 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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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공투본

노동자의 보람과 삶과 존엄을 짓밟는 #주명건 회장의 세종호텔에서 벌어지는 #노동탄압- 함께 맞서 이겨내기 위해 2016년 6월 9일부터 ‘해고·강제전보 철회! 노동탄압·비정규직 없는 #세종호텔 만들기 공동투쟁본부’가 세종노조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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