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수는

'몌이드는 눈도 좋아야하고 

냄새도 잘 맡아야하고

소리에도 민감해야 한다' 고 말하곤 했다

객실에 들어갔을 때 담배냄새도 캐치해야하고

환기팬이나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평소같지 않다거나

객실의 조명기구들이 다 켜있는지 

욕조나 샤워커튼에 머리카락이 붙어있진 않는지

오감이 예민해야 한다는 의미였던 거 같다.

내경우엔 오감뿐아니라 실수까지 골고루 발달했다

처음 한 실수는 잊혀지지 않게 마련이다.

사드배치 이전이라 명동은 중국인 물결

초보 메이드는 기본에 충실하게 쓰레기통 뿐 아니라

TV장, 나이트테이블등 눈에 보이는 크고 작은 쓰레기를 주워가며 야무지게 치우던 시기였다

중국인들의 특성상 쓰레기통이 있어도 안넣고

바닥에 버리는 일이 많다

다음날 복도에서 만난 중국고객

배나온 아저씨가 상반신 탈의에 맨발로

"찐따이짱하마른따이운똥하"

멀뚱히 바라보는 내게 뭔가 말하더니

잠시 후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 즉

"전날 ××××호에서 빨대 버리셨어요?"

"네. 버렸지요"

중국고객이 복도에서 얘기한 건 빨대였다ㆍ

자신이 사용하던 소중한 빨대를 메이드가 버렸으니

체크아웃하는 12시까지 빨대를 가져오라는 요구였다

전날 그 고객의 객실 여기저기에 던져있는 휴지를

지뢰찾기하듯 치우면서 나뒹굴고 있는 빨대를 버린 기억이 났다

일반빨대보다는 굵은

공차에서 파는 밀크티의 펄(개구리알?)을 빨아먹기 위해 쓰는 그 빨대였다고 얘기하니

사무실의 조합원님이 찾아보겠노라 했었으나

일요일이고 샵을 찾기가 어려웠는지

1만원을 드리고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 해 주었다

다행히 주말에 팀장이 근무하지 않아

사무실 선에서 잘 무마해주었고

그 고객도 더이상 컴플레인을 하지 않아

그 건은 징계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당시 팀장이 워낙 경위서를 남발하던 자라

또 한장의 경위서를 늘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초보메이드는 진땀이 뻘뻘났으나

좀 지나고 나서야 웃을 수 있는 헤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어느 실수나 마찬가지듯이

그 헤프닝에서도 나름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중국고객들의 경우 마시다 남은 차,

마시다 남은 콜라등은 절대 버려서는 안된다.

체크아웃 한 후에 찾아가는 경우까지 있기때문이다

반면, 일본인의 경우는 마시다 남은 캔음료를

반드시 치워주어야 한다

그들은 메이드가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다고 여긴다

교환에서 근무할 때는 일본어, 영어로 

그들과 대화만 통하면 문제 없었으나

룸메이드는 나라별 특성에 따른 대처법도 알아야 했다

내경우는 빨대값 1만원으로 끝났으나

룸메이드 재직당시 이기원 조합원은 할랄음식을 버려 30만원을 물어준 적도 있다고 하셨다

그 일이후로는 나도 다른 메이드선배처럼

호텔에서 제공한 쓰레기통만 비우고

나이트테이블이나 TV장위의 쓰레기는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병이 하나 생겼다

빨대를 보면 깜짝깜짝 놀라는 병 >.<



이미지: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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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공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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