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승무원·쌍용차·파인텍·콜텍 노동자들, 세종호텔 노조 연대 기자회견 개최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9-06-13 16:55:48 수정 2019-06-13 17: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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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이제는 세종호텔입니다!"

쌍용자동차, 파인텍, 콜텍 등 장기 투쟁 끝에 노사합의를 이루고 일터로 돌아간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해고와 부당전보로 9년 넘게 고통받고 있는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끝장 투쟁'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세종호텔 측의 강제전보에 맞서다 2016년 4월 19일 자로 해고된 호텔리어 김상진 씨는 1151일째 투쟁하고 있다. 김 씨는 해고자 복직과 부당 전보 원상회복을 촉구하며 23일째 세종호텔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황금빛 건물' 세종호텔 앞 조그마한 천막에는 조금도 그늘이 드리우지 않았다.

13일 세종호텔 공동투쟁본부 주관으로, '타결된 장기투쟁사업장·시민사회 기자회견'이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개최됐다. 세종호텔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열리는 노사면담에 사측이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부당 전보 거부를 이용한 해고 노동자 원직복직 ▲부당전보한 노동자 적정업무로 전보 ▲성과연봉제에 의한 임금 손실 보전 등을 요구했다.

세종호텔노조는 "사측은 2011년 초 임신 중인 세종호텔노조 간부의 강제전보를 시작으로, 그해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자마자 친 사측 노조 설립을 지원해 민주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했다"며 "사측은 우리와 맺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단체협약을 폐지하고, 매년 10~30%까지 임금을 회사 멋대로 삭감할 수 있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조합원들을 찍어서 괴롭히고, 부당전보발령을 내며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또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농단을 주도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은 (세종호텔) 주명건 회장의 사돈"이라고 짚으며 "주 회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김상진 전 위원장을 복직시킬 수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KTX 승무원, 쌍용자동차 해고자들도 모두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복직에 합의했다"고 따져 물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세종호텔 측에 "당장 노동자 탄압 중단하고 노동자하고 이마를 맞대고 의논해라"면서, "그러지 않으면 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땅의 양심과 비양심의 싸움이 바로 세종호텔 앞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날 집회엔 기나긴 투쟁 끝에 복직한 노동자들도 참석해 세종호텔 노조의 투쟁을 응원했다.

13년 투쟁 끝에 지난해 7월 복직한 KTX 해고승무원 김승하 씨는 "KTX 해고승무원들이 13년 투쟁의 결과로써 승리한 기운을 전달해드리고자 왔다"며 "이제 더이상 노동자 탄압, 노조 탄압을 해서는 대한민국 안에서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시간을 끌수록 본인만 손해라는 사실을 자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노동자)들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 끝까지 투쟁한다"며 "승리의 그날이 꼭 오는 것을 보고 이것을 끝낼 결의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13년 투쟁 끝에 지난 4월 노사합의를 이룬 민주노총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김경봉 조합원도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인권·의료 단체 관계자들은 세종호텔 노조의 투쟁에 연대의 마음을 모았다.

오춘상 한의사(길벗한의사모임, 청년한의사회 소속)는 자신이 4년째 세종호텔 노조와 연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상진 전 위원장과 조합원들의 아픔을 어떤 식으로든 치료를 해주기 위해서"라며, "세종호텔이 노동자들에게 취하고 있는 반노동적이고 반건강적인 행태를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건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세화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소속)는 "세종호텔은 지난 몇 년간 연봉제를 점차 확대하는 한편, 연봉제 시행을 앞두고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전환 배치도 수차례 실시했다"며 "오랫동안 전문성과 숙련도를 가진 업무에서 낯선 업무로 배치됐다. 김상진 조합원은 이런 전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해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연봉제를 도입하면 노동자 임금결정이 전적으로 회사 인사평가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연봉제 실시 전후로 낯선 업무로 전보돼 업무상 문제와 갈등이 일어났고, 당해년도의 인사평가가 나쁘게 되는 결과가 초래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연봉을 일순간에 10% 이상 깎기도 했다. 교섭대표 노조 조합원들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4% 이상 차이났다"며 "평가자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회사에 대한 태도, 성향 등을 기준으로 평가됐다"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인사평가를 근거있게 하는 각종 자료도, 세종호텔과 한몸인 관리자가 작성한 진술서이거나 일방적으로 작성을 요구한 경위서"라면서 "회사는 직원 누구에게도 인사평가의 기준과 제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교섭 대표 노조에 견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9년간 투쟁하고 있는 세종호텔노조 박춘자 위원장은 "주 회장은 이명박 정권과 함께 돌아왔다. 쫓겨났던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호텔구조조정을 시작했다"며 "거기 걸림돌이 됐던 세종호텔노조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대상이었다. 거기에 맞서 싸웠던 김상진 동지의 해고엔 그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 회장은 김상진 복직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한다"며 "그가 돌아오면, 민주노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상진 해고 뒤에는 민주노조 파괴, 부당노동행위가 있다. 김상진의 복직에는 그런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원상복귀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세종호텔노조와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세종호텔 앞에서 1인시위를 할 예정이다. 또 오는 29일 오후 2시 세종호텔 앞에서 텐트를 치고 1박 2일 농성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세종호텔 측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부당전보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았고, 김상진 씨가 적법한 전보를 거부해 규정에 따라 해고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오후 민중의소리는 세종호텔 측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호텔 측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양아라 기자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시켜라”[포토]

김철수 기자 adin@vop.co.kr

발행 2019-06-13 16:35:27

수정 2019-06-13 16: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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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김철수 기자

 

김상진 세종호텔노조 전 위원장이 해고된 지 1,151일째인 13일 오전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호텔 측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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